벽화 작업 속에서 내가 부산에서 생각한 것들이 언어가 아닌 그림으로 풀어져 있다.
아마도 이 작업에 대한 설명은 자세히 할 수 없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 세상에 대한 이해가 사람에 대한 이해가 생기거나, 현재의 나를 되돌아 볼 때 객관적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된다면,
그때 되어서 말로 풀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벽을 바라보며, 생각하고, 고통스러워 하고, 해방감도 느끼면서 하얀 벽면을 채워 나가고 있다.
생활과 작업을 분리하지 않고, 사람과의 관계도 단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드로잉들을 풀어나가고 있는게 스스로 신기하게 느껴진다.
앞으로 몇일 남지 않은 시간에 이 공간과 또 다른 공간을 채울 드로잉 작업을 해야 한다.
시간도 없고, 체력도 소진되어 가지만, 예민해 지는 신경이 작업에 도움이 되기에 그대로 내버려 두고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