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지난 토요일 플레이스 막에서 작가들 포트폴리에 관련된 강의가 있었다.

일찍 자리를 잡고 동영상 찍을 셋팅을 한 후, 들어오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익숙한 얼굴의 두 사람, 세월이 흘러 모습은 조금씩 바꿨지만, 함께 한 시간들이 있어 한 번에 알아 볼 수 있었던,

고등학교 시절 미술학원 선생님과 함께 뎃생과 수채화 수업을 들었던 선배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락을 주고 받는 선배가 없지만, 간혹 전시장이나, 길엥서 마주치는 일 덕분에

선배들 중 몇명이 작업을 계속하고, 전시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소식은 가끔 들었다.

플레이스 막에서 만난 k선배는 학원내에서 이야기를 자주 나누던 선배였다.

음악적 취향이라든가 만화책을 좋아하는 취미 덕분이었다.

k선배가 졸업 후 학원 선생님으로 부터 소식은 들었지만, 그 이후 선생님과도 연락이 끊기고 부터는

어떤 소식도 듣지 못하고 있었다.

3~4년에 한 번씩 다른 작가의 전시장에서 선생님을 종종 마주쳤지만, 이상하게 예전처럼 장난을 친다거나, 편한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k선배와는 그 날 이후 문자를 주고 받으며 만남을 갖기로 했다.

미루다 보면 보기 힘들어 질 꺼 같아서 금요일로 약속을 잡고, 마침 한 번도 가 보질 못했던 전시장 구경이 가고 싶어,

함께 가자고 했다.

금요일 점심을 함께 먹고 전시장을 찾아갔지만, 그 날이 오픈인데도 설치가 끝나지 않아 관람을 할 수 없었다.

유리창으로 보이는 공간을 구경하고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했는데, 오랜만에 만난 선배가 예전는 분명 다른 모습인데도

그때의 모습이 그대로 느껴졌다.

같은 나이 때 작업을 계속 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야기를 나누는데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헤어지면서 다음에 또 보자며 한지 하루가 지난 오늘,

한참 영상 편집 테스트를 위해 비에 대한 동영상을 찍어 편집을 하고 있는데  k선배로 부터 문자가 왔다.

미술학원 선생님 어머니가 오늘 돌아가셨다고 한다.

마음이 쓰라렸다. 선생님의 어머니의 부고보다는 마음 아파할 선생님의 모습이 머릿 속에 스쳤기 때문이다.

나도 종종 상상한다. 지금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신다면....그 죽음을 상처로 담고 살아 갈 것이다. 

살아계시는 동안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만 보여드리고...... 지금까지 부모님께 무언가 해 드린 일이라고는 폐차 직전의 차를 보다 못해

바꿔 드린게 다 인데, 그것도 저렴한 중고차였다.

내일 k선배와 함께 이천에 있는 장례식장을 간다.

마침 비도 오고 마음이 편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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