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는 의외로 의심이 많다.
보기완 다르게 고집도 세다.
워낙 잘 웃다 보니, 세상에 찌글어 보인 구석도 찾을 수 없다. 남을 잘 배려하는 성격 탓에 주변에 사람들도 많았다.
일을 할 때는 열정적이어서, 보통 주변인들은 J가 우울증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없었다.
나는 항상 그런 J가 염려스러웠다.
상대의 마음이라는 것은 함부로 다가가면 안되기에 J가 말을 할 때까지 기다렸다.
만난지 몇달이 안되었지만, 대화가 통하기에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 시간이 오기 전에 J의 죽음 소식을 먼저 접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친구가 되기도 전에 J는 그렇게 갑작스럽게 떠나버렸다. 장례식장을 나오면서 참았던 울음이 터져 나왔다. 가족이 아닌 누군가의 장례식장에서 그렇게 많이 울어 보긴 처음이었다.
기다리지 말아야했나...J가 그 선택을 하도록 방치해 버린데 일조를 했다는 죄책감이 꽤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오늘은 꽤 시간이 흘렀는데 J의 모습과 목소리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