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
새벽까지 데워졌던 건물의 뜨거운 기운이 사그라 들었다.
태풍이 한반도를 통과하지 않고, 한반도와 일본 사이로 자나가기 때문에 기대했던
거친 빗줄기는 볼 수 없게 되었다.
고양이 두 마리가 시원하고 축축한 아침 공기가 창가를 향해 몸을 돌리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밖을 응시한다.
비가 오는 날엔 하루의 달콤한 시간, 옥상 외출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작은 고양이가 내려와 사료 몇 알을 삼키고 어슬렁 거리며 내주위를 돌아 따뜻한 곳에 자리를 잡고 눕는다.
까치 소리와 자동차 소리가 창문을 통해 들어온다.
출근 시간이라 사람들의 발소리도 연이어 이어진다.
이젠 도시의 소음에 익숙해 져 버려, 아침이 너무 고요하면 낯설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