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YuJin, Sung 2015.09.02 03:17:28

전시 설치 때문에 집에 왔다.

새벽 2시까지 잠이 오지 않아, 냥이들 캣잎이나 뜯어 와야 겠다는 생각에 밖에 나왔다.

어리고 싱싱한 풀을 찾기 위해 개천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이 시간까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다리 밑을 지날 때 마다 노숙자로 보이는 아저씨들이 소주병들을 주변에 널부러 트리고 바닥에 벤치에 몸을 뉘여 잠을 청하고 있다.

한 동안 안 보이던 노숙자의 숫자가 많이 늘었다.

콘크리트로 뒤 덮인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작업실을 나오는 길에도 꽤 오랫 동안 밖에서 떠돌아 다닌 듯한 한 여인을 보았다.

어마어마하게 긴 머리카락이 겹겹이 뭉쳐져 거대한 머리를 이루고, 그리 춥지 않은 날씨에 옷을 겹겹이 겹쳐 입고, 용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물건들을

끌고 지나갔다. 저렇게 오랜시간 밖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가 쉽지 않다.

삶에 대한 자포자기로 생각하기를 멈춰 버리면 누구에게나 일어 날 수 있는 상황 일 것이다.

싱싱하고 여린 캣잎을 들고 집으로 오니 찬이가 잠이 덜 깬 모습으로 야웅 거리며 내 손에 있는 캣잎을

달라며 보챈다. 자고 있던 샴비도 일어나 발 앞으로 다가 왔다.

캣잎이 신경 안정에 좋다던데, 먹자마자 다시 잠자리로 돌아가 잠을 잔다.

나도 새벽에 일어나 준비하고 나가 봐야 하니 이제 눈을 붙여야 겠다.

잘 수 있으려나, 요즘 또 다시 낮과 밤이 바뀌었더니, 이 시간에 잠들기 쉽지 않다.

누워 있으니 생각만 많아진다.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