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운송에 전화를 해서 예약을 하고, 오프닝 때 사용 할 오뎅 구입을 위해 부산에 전화를 해서 주문을 했다.
잠들기 전만 해도, 가을에 오뎅을 먹으며 오프닝 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낭만적인 상상에 사로잡혔는데,
친구의 말 한 마디가 귓가를 맴돈다.
"넌 가장 번거로운 일을 선택했어."
그렇다. 1년 동안 부산에 머물며, 레지던시 오프닝 때 부산에 상주 할 시 오뎅을 담당했던 터라 그 과정이 얼마나 번거로운지 알고 있다.
비릿하지 않고, 깊은 육수를 만들기 위해 식재료 손질부터 육수가 우러나오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을 푹 고아야 하며, 오뎅을 꽂이에
꽂아야 한다. 여기서 하일라이트는 먹다 남은 오뎅과 국물을 처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쌀쌀한 공기가 멤도는 가을 저녁을 차가운 핑거 푸드 보다는 따뜻한 국물이 있는 오뎅이 더 낫지 않을까?
자신들의 시간을 할애해서 찾아와 준 손님들에게 하루 정도 번거롭더라도 따뜻한 음식을 주고 싶다.
현재는 작업 보다 오뎅 육수에 대한 걱정도 앞선다. 1년 동안 갈고 닦아 온 솜씨라고 자부 하고 시도 했다가 맛이 안나면 그건 어찌해야 하는거지....
오뎅에 대한 걱정으로 오프닝을 맞이 할지도 모르겠다.
비가 오질 말아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