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머물고 있는 숙소와 작업실 정리를 마쳤다.
장기간 머물면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서 해결하고, 최대한 나의 동선에 방해가 되지 않으며
주의력이 깊지 않아 물건을 자주 찾게 되는 습관을 최소화 하기 위해 가능하면 눈에 보이게 물건들을 배치했다.
오후 늦게는 공간적 위치가 생명체를 자주 볼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화분을 사러 갔다가 문이 닫혀 있어서
돌아왔다. 화분을 도매로 판매하는 곳이라 그런지 일찍 문을 닫나 보다. 내일은 점심을 먹고 산책 겸 다녀와야 겠다.
생명체의 부재가 왠지 쓸쓸하게 느껴진다.
두 공간 모두 사람이 머물다 간지 꽤 시간이 지난 공간이라 좋지 못한 기억을 끌어들이는 냄새가 나서,
내가 가지고 온 두 종류의 향기를 숙소용과 작업실용으로 나누어서 배치 해 두었다.
둘 다 나무향인데 나무가 이런 향이 날까 싶을 정도로 오묘하고 깊은 향이다.
향이 강해서 방향 효과는 크지만, 단점은 오래 맡으면 어지럽다.
다음엔 좀 더 약하게 제조해야 겠다.
오전에는 어제 저녁에 테스트를 마친 라디에디터가 고장이 나서 당분간 사용을 못하게 될 듯 싶다.
수리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텐데.....
전구 2개는 안전기에 문제가 있는지 새 전구를 끼울 때마다 전구 내부에서 불꽃이 튀었다.
아까운 형광등 2개가 몇 초만에 생을 마감했다.
두군데가 다른 곳에 비해 살짝 빛이 약하지만,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듯 싶어 그냥 두기로 결정했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공간이 하나가 있는데, 가능하면 근처를 안 가려고 하지만, 계속 신경이 쓰인다.
그 공간도 개인적으로 시간을 들여 셋팅을 해 놓고 1년을 사용했는데, 비워 놓은 사이에 완전 다른 공간이 되어버렸다.
애착이 가는 공간이라 방치 된 것이 몹시도 마음이 아프지만, 거길 정리하려면 하루의 시간을 써야 하고, 어쩌면 몸살이 날지도 모른다.
그 공간을 대청소 할 때 마다 다음 날은 항상 앓아 누었으니...지금이라고 다르지 않겠지...
어느 정도 정리가 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 진다.
적당히 움직이고, 적당히 적적하고, 적당히 사람을 만나고, 적당히 우울한 그런 날들을 몇일 보내고 있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작업과 생활에 규칙과 습관이 생기겠지, 이번엔 새로운 습관으로 또 다른 방식의 접근을 시도한 작업을 진행 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