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화단 옆으로 개미들이 줄지어 간다.
자신의 몸짐 보다 작은 하얀 것들을 열심히 나르고 있는데. 보아하니 그들의 알을 이동 시키고 있다.
화단 속에 개미들의 개체수가 늘어나서 소수 대원들이 다른 집을 찾아 이동 중 듯 하다.
얼마 전 부터는 숫개미들이 방황하다가 죽어 있는 것도 보았다.
일개미들이 알을 나르는 것을 보고 다른 작은 화분들을 살펴보다가 신기한 것을 보았다.
방황하지 않고 열심히 땅을 파고 있는 숫개미였다.
이 숫개미는 살아남기 위해 땅을 파는 것일까? 조금이라도 힘을 실어주기 위해 후다닥 부엌으로 들어가 꿀을 조금 담아 와
개미 굴 근처에 뿌려 놓았다. 노동 후에 힘이 빠져 쓰러지지 말라는 격려의 의미로 한 행동이었는데,
몇일 뒤에 확인해 보니, 그건 그 숫개미 나름의 죽음을 대처하는 방식이었다.
개미들의 세계는 아래에서부터 시작 된다고 한다.
개미 개체를 조절하는 것도 일개미들의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그들의 개체 수가 부족하면 여왕개미와 숫개미를 늘리고
사회를 유지하는데 개체수가 늘어나면 여왕개미와 숫개미를 쫒아낸다고 한다.
단순하지만, 그들의 사회 모습이 이상적으로 다가왔다.
지나 주 구로예술공장에 전시를 보기 위해 갔다가 전시기간이 끝난 걸 확인 못하고 맥없이 발길을 돌려 돌아가는 길에 근처에 있는
인디아트홀 공에 들려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누다 자연스럽게 전시 이야기가 나왔다.
매년 여름이면 공포 전시를 기획하시는데, 이번 주제는 자본이라고 하셨다.
마침 전시 오픈 전에 하는 공연 게공선이 자본사회에 희생 되는 사회의 약자들에 이야기라고 하셨다.
책을 빌려주실 수 있다고 하셔서 책을 빌려와 읽어 보았다.
짧은 소설이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씌여진 이 책을 덮으며 마음이 무겁고, 아팠다.
"게 공선은 '공장선'으로 '선박'이 아니었다.
그래서 항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게다가 배가 아닌 순순한 '공장'이었다.
하지만 공장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게공선_고바야시 다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