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 것이 어려웠다.
집중도 안되고 한참 피곤한 상태가 이어질 때는 영화 1/3 감상 중에는 졸아 버리곤 했다.
건초염 덕에 휴식시간을 가지게 되면서, 책과 영화를 볼 수 있게 된 게 얼마 되지 않았다.
간간히 힘이 들어가지 않는 드로잉을 하면서, 본 작업에 손을 놓고 있다는 생각에 불안함을
안고 지내다가 2주전부터는 스스로에게 휴식과 같은 생각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참 오랜만인 것 같다. 여우로운 시간들을 보내는 것을 불편해하지 않고 편안하게 받아 들이게 된 것이!!
청춘의 증언은 1차 세계대전의 시작과 끝나는 시기에 베라라는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전쟁터로
나가면서 그녀가 겪은 일들과 그것들을 받아들이는 전쟁 회고록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낸 영화, '청춘의 증언'이 베라라는 소설가가 표현한 회고록을 얼마나 잘 표현해 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면서는 다른 전쟁영화에서 느꼈던 전쟁터에서의 끔찍함 보다는 전쟁이 남기고 아픔과 공허함을 느끼게 되었다.
가끔은 영상 보다는 텍스트가 가슴 속에 강한 무언가를 남길 때가 있다. 이런 이야기들이 더 그렇게 다가 올 것이라는 생각에
책을 통해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차 세계대전은 모든 전쟁을 통틀어 가장 끔찍하고 참전자들의 사망 빈도수도 높은 전쟁이라고 한다. 가장 무식한 방법으로
치른 전쟁이라고도 한다.
요즘같이 불안정한 사회와 세계 속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어떤 전쟁으로 진행되고 기록 될까?
어쩌면 현대 사회는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채 전쟁 속에 놓여니 것일지도... 영혼의 가난에 허덕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